피조물이 가진 권력의 책임

 

2014년 11월 18일

      

    하만은 최고의 기분이었으며 모든 것이 자기가 원하는 대로 되어가고 있었다. 그는 왕의 식탁에서 식사하는 일까지도 허락되었으며, 이날도 다시 왕의 식탁에 초대되었다. 하만은 '유대인을 근절하려는 자신의 계획을 에스더가 무효화시켰다'는 사실을 전혀 감지하지 못했었다.
     하만이 왕궁의 문을 통해 집으로 돌아갈 때, 자신의 좋은 기분이 분노로 바뀌었다. 바로 그곳에 모르드개가 앉아 있었고, 일어서서 그에게 정중하게 존경을 표하기 위한 태도를 취하지도 않았던 것이다. 집에서 하만은 "그 녀석을 내일 다시 만나면, 내일 식사 때 음식 맛을 나에게서 앗아갈 것이다"고 말하면서 순종하지 않는 유대인에 대한 자신의 분노를 마음껏 폭발했다.

    이에 부인과 친구들은 "모르드개를 간단한 재판에 붙여버려! 그를 처형해버려!!"라고 하만을 부추겼다. 하만은 이들의 제의를 아주 훌륭하게 여겼으며 교수대를 설치하도록 명령했었다. 하만은 이 일을 통해서 '아주 빨리 자기 자신이 끝날 수도 있다'는 사실을 감지하지 못했다. 인간으로부터 존엄, 권리와 생명을 앗을 수 있을 만큼 중요한 자리에 있는 사람들은 "자기 자신이 삶과 죽음의 주인이 아니다"는 사실에 대해 깊이 생각해야만 한다.

    나찌 수뇌들은 1942년 1월 20일 모두 베를린 봔제 호수에 있는 빌라로 모여들었습니다. 이곳에서 그 당시 나찌 정보부였던 소위 SS의 장이던 헤이드리히 R. Heydrich는 "유대인 말살의 과정에서 유대인들은 동유럽에 노동력으로 투입되어야 한다" 는 "유럽 내에 거주하는 유대인 말살"에 대한 노선을 발표했습니다. 그 내용은 '노동이 가능한 유대인들은  이 지역에서 도로 건설에 투입시키고, 나머지 사람들은 저항 가능한 사람들로 분류되었기 때문에 적절한 방법으로 처리되어야만 할 부류로 취급한다"는 내용이었는데, 이것이 바로 유대인 말살에 대한 야비한 우회적 표현이었습니다. 이 발표를 한 뒤, 나찌 수뇌들은 "하일 히틀러!"를 외치고 코냑을 마시면서 희희낙낙했던 것입니다.
     이와 유사한 일은 비록 독일의 지난 부끄러운 역사에서만 찾을 수 있는 "권력의 야만성과 철면피"만은 아닐 것입니다. 부정과 불의가 마치 정상인 것처럼 통하는 이 세상의 모든 권력의 심장부에 존재하는 비뚤어지고 악한 인간상입니다. 위안부와 가미카제, 생체실험까지 서슴치 않았던 과거 일본제국주의의 권력층과 그 자손들인 현 아베정권의 얼굴, 수없이 피의 숙청을 일삼는 북한 세습정권 권력층의 모습이 그것입니다. 계속 모습을 드러내고 있는 유신독재 아래서의 권력도 이와 별반 다르지 않을 것입니다. 놀랍게도 추하고 용서받기 어려운 과거의 죄악을 그리워하며 오늘에 재현되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기까지도 합니다. "빨갱이 없었던 유신독재 시절이 좋았다"는 말이 목사라는 사람들의 입에서까지 흘러나오고 있습니다. 아무런 생각 없이 내뱉는 말버릇은 물론 무언의 동조나 협조가 곧 "이웃을 살인으로 내몰 수도 있음"을 깨달을 수 있는 복된 하루가 되시길 ..........  
샬~~~롬

  에 5, 1 - 14   막 9, 1 - 10  (지난 묵상링크)

     

  

그 날 하만이 마음이 기뻐 즐거이 나오더니 모르드개가 몸을 움직이지도 아니하는 것을 보고 매우 노하나 (에 5, 9)

   

 

배경 찬송은 "어느 민족 누구게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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