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은 수건으로 국민의 귀와 골을 때리는

 

2014년 4월 16일

     

 

    빌라도 총독 앞에선 피고인, 그의 모습은 왕의 초상의 테두리 안에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왕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게 보인다. 무엇보다도 예수님은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다" (36절)고 다르게 말씀하신다.
    빌라도 총독은 이 진술의 의미심장함을 감지했다. "어찌했건 너는 그렇게 왕이란 말인가?" 이 질문에 대해 예수님은 그렇다고 답하신다. 외형적인 정치적 임무를 감당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진실의 공간을 베풀기 위해서 빌라도는 이 자리에 참석한 것이다.

    오늘날에도 이러한 정부 해명은 정치적 수임자들을 위해 높은 요구가 될 수도 있다. 한 국가의 복지를 위한 책임을 진실의 봉사 안에 두는 일은 민주주의에서도 결코 당연한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진실을 밝혀내는 일은 단지 아픔만 되는 것이 결코 아니기 때문이다. 진실은 우리에게 무장해제를 시킨다. 예수님은 이 길을 가는 것을 결코 망설이지 않으신다. 왜냐하면, 단지 이렇게 하나님의 진리를 우리 인간들 가운데서 밝게 비췰 수 있기 때문이다.

    오늘 본문에서 진실을 드러내는 "진리의 영"을 대하게 됩니다. 아마도 성인들은 더 세련되게 어떤 진실을 고자질하며 폭로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수고로 우리 자신을 위해 세상에 밝히고자 폭로한 진실은 아홉 번째 계명이 추구하는 것과는 정반대의 입장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영이 "우리를 모든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게" (요 16, 13) 되면, 이것은 전적으로 고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진실이 다른 사람을 다치게 해서도 안 되며, 또 해가 되어서도 안 될 것입니다.
    스위스 출신 작가인 프리쉬 Max Frisch는 진실과 더불어 사는 우리 인간들의 태도를 위해 "다른 사람이 스스로 입을 수 있는 외투처럼, 너희는 이웃에게 진리를 건네주라. 너희는 결코 젖은 수건처럼 진리로 이웃의 머리를 때리지 말라"란 비교로 우리에게 방향을 잘 제시해 주고 있습니다. "국정원 간첩 증거조작 사건"을 수사했던 검찰의 꼬리 자르기식 발표에 이어, 국정원과 청와대의 사과가 마치 '번갯불에 콩을 구워먹듯이' 진행되었습니다. 그런데, 정작 "
국정원 잘못된 관행 송구스럽게 생각", "국정원 또 국민신뢰 잃으면 반드시 강력책임 물을 것"이라는 젖은 물수건과 같이 진실이 아닌 것으로 국민들의 귀와 골을 때리는 슬픈 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과연 진실은 무엇이며 정의와 법치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해 볼 수 있는 복된 하루가 되시길 ..........  
샬~~~롬

    요 18, 28 - 40    사 26, 20 - 21   (지난 묵상링크)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네 말과 같이 내가 왕이니라 내가 이를 위하여 태어났으며 이를 위하여 세상에 왔나니 곧 진리에 대하여 증언하려 함이로라 (요 18, 37)

   

 

배경 음악은 "오소서 진리의 성령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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